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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승 ‘쌩쌩’ 뚝섬~양화진 10분에 OK
[조선일보 정지섭기자]
늦어도 내년 9월이면 한강의 물살을 가르며 동~서로 이어진 20개 ‘정류장’을 오가는 ‘수상콜택시’가 등장한다. 서울 주요 지점을 10분 이내에 연결해주는 ‘쾌속성’이 무기여서, 지하철·자가용승용차 등과 어깨를 겨루는 교통수단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7일 내년 도입 기종과 거의 같은 쾌속 모터보트를 타고 주요 운행구간을 직접 달려봤다.
뚝섬 서울숲에서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이어진 간이 선착장. 가로 3m·세로 8m 정도의 비교적 작은 모터보트 한 대가 정박해있다. 8인승(기사 포함) 좌석은 간격이 넓어 불편함이 없었다. 승객들에게 지급되는 구명조끼는 물에 빠지면 전자센서가 작동해 공기가 들어가는 최신형.
일본처럼 운전대가 오른쪽에 달려있는 점을 빼면, 운전석 구조는 둥근 핸들과 액셀러레이터 등 일반 자동차와 다를 게 없었다. 선착장을 30여m쯤 빠져나갔을까. 뱃머리가 30도 정도 위로 뜨더니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차게 달리기 시작한다. 초겨울을 알리는 강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후려쳤다. 최고 시속 100㎞까지 가능한 이 배로 뚝섬 서울숲에서 서울 서쪽 양화진까지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성수대교·동호대교·한남대교 등 다리와 다리 사이를 오가는데 걸린 시간은 1~2분. 양 옆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의 엉금엉금 차량 행렬이 안쓰러울 정도다. 반포대교 밑 잠수교를 통과할 때는 위로 봉긋 솟은 속칭 ‘낙타봉’으로 지나갔다. 다리를 지날 땐 유람선과 모터보트 운전자들을 위해 붙인 삼각형과 사각형 표식이 달려있는 교각 사이로만 다녀야 한다. 남산과 N서울타워가 저 멀리 보이더니 어느새 노들섬을 지나 여의도 마천루가 들어온다. 신호등도, 교통정체도, 건널목도 없는 수상콜택시지만 장애물이 없는 건 아니다.
유람선과 바지선, 육중한 교각들과 쉴새 없이 마주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에 도입될 수상콜택시는 최소한 10대. 곳곳에 윈드서핑 보드와 요트들도 있는 만큼 ‘수상 교통정리’도 필수다.
여의도에서 잠시 속도를 늦춘 배가 63빌딩 앞에서 유람선과 마주치자,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놀이동산의 바이킹을 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종범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총무과장은 “유람선이 지나가며 만든 파도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수상콜택시가 안겨줄 쏠쏠한 재미 중 하나”라며 웃었다.
속도를 늦춰가며 두 세 차례 쉬어가도 성산대교 남단에 이르는 데는 20분이 채 안 걸렸다. 차삯은 일단 서울숲~잠실선착장을 기준으로 1만6000원 정도 책정됐다. 출퇴근 교통정체, 한강의 관광매력 등을 감안하면 절대 비싸지 않다는 게 서울시 논리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 천정을 덮어 보행축을 만드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일부 구상이 현실화되면 수상콜택시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 다만 수중보 탓에 잠실 보다 동쪽으로 갈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진익철 한강관리사업소장은 “잠실 등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이 완공돼 도심교통난이 심해지면, 수상 콜택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섭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xanad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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