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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 우 스*※

올해의 나쁜 광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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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가불하고파~그녀 태우고파” 딱 걸렸어!




[한겨레] “아버지~2천만 가불하고 파요~세라토 사고파요~그녀 태우고 파요~고무줄로 새총 만들어 쏴요~쎄로 쎄로 쎄로 쎄라토

재미있는 자동차 광고다. 가수 싸이가 씨엠송까지 불러 광고가 나올 때마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확 잡아끈다. 한 두 차례라도 이 광고에 노출된 이들은 씨엠송을 쉽게 따라 배워 흥얼거린다. 광고 전달력만 놓고 보면 꽤 잘된 광고로 꼽힐 듯 하다. 이 광고에서는 차 살 능력이 없는 청년이 여자를 꼬시려고 아버지에 손을 벌려 차를 사는 것으로 이야기를 설정했다. 언뜻 보기에도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자식들의 행동을 부각시켜 그런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이 광고가 시민운동단체인 환경정의가 발표한 ‘2006년 나쁜 광고’에 뽑힌 이유다. 쎄라토 광고와 함께 나란히 올해 ‘나쁜 광고상’의 ‘영예’를 안은 핸드폰 광고를 보자.

아무 말이 없다. 다만 핑크색 사진에 자막이 이렇게 나온다. ‘천만에 그건 모르시는 말씀/가로회전형 폴더/얼굴 착해/성격 착해 디엠비 블루투스/몸매 완전 착해/내 애니콜 슬림 앤드 에이치처럼/누가 뭐래도 난 분명히 착한 여자야’

‘애니콜 슬림 앤드 H’ 휴대폰 광고는 휴대폰에 ‘착한 여자’ 의미지를 덧씌웠다. 이 광고에서는 ‘섹시함’의 아이콘이 된 가수 이효리를 등장시켜 ‘착하다’라는 단어의 원래 뜻과 다른 ‘섹시하다’‘예쁘다’라는 의미를 드러내고 있다. 광고가 의도한 대로 ‘착한 여자’(섹시하고 예쁜 여자)가 되려면 광고 속 휴대폰을 사야 할 것 같은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환경정의는 29일 ‘2006년 어린이와 환경을 해치는 나쁜광고’ 9편을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 7월부터 11월 사이 어린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전·후의 공중파 방송 4사의 광고를 분석하고, 초등학생 4~6학년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합한 것이다.

에프킬라, 페브리즈, 데톨 스프레이, 애니콜, KTF, KCC, 한수원, 맥도날드 ‘영예’







‘올해 나쁜 광고상’을 받은 광고들을 살펴보면, 에프킬라, 페브리즈, 데톨 스프레이, 애니콜, KTF, 세라토, KCC화학, 한국수력원자력 그리고 맥도날드이다.

사람들 머릿 속에 ‘아주 유쾌한 이미지’로 자리매김돼 있는 이들 광고들에 왜 나쁜 광고라는 꼬리표가 붙었을까? 환경정의가 마련한 아래 다섯가지 잣대에 딱 걸린 탓이다.

환경정의가 선정한 ‘나쁜 광고’의 기준은 아래의 5가지다.

①어린이와 자연을 등장시켜 기업의 이미지를 포장한 광고 ②반환경적인 제품의 이미지를 왜곡하여 과장, 미화시킨 광고 ③청소년(어린이 포함)의 정서와 품성, 가치관 조성을 방해하는 광고 ④어린이의 건강과 환경을 해칠 우려가 있는 광고 ⑤부수상품(미끼상품)으로 어린이의 사행심 조장 및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광고.

살충제와 탈취제, 방향제 등은 반환경 제품으로 ②번 항목에 걸렸다. ‘페브리즈’ 광고를 보면, ‘녹차성분 함유’라는 멘트와 ‘이제 마음이 놓여요’라는 카피를 써 유해화학물질이 갖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추고 자연친화적이라는 이미지로 포장했다. ‘에프킬라 플러스’도 오렌지 향을 강조해 ‘사람이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살충제를 뿌려도 좋다’는 잘못된 생활문화를 퍼뜨릴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데톨 스프레이’도 어린이를 광고에 등장시켜 ‘99.9% 향균력’을 강조하는데 아이의 위생을 생각하는 부모라면 ‘꼭 아이가 이 제품을 쓰도록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심어준다는 게 환경정의 쪽의 우려다.

윗옷 벗은 남자 휴대폰 찍어 보내는 광고는 음란화상채팅 연상




‘KCC화학’은 ‘더위를 막아주는 유리?/기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페인트?…더 좋은 기술을 위한 생각은 몇 씨씨일까요?/아,KCC’라는 카피와 함께 화학제품을 어린이의 상상력과 접목시켜 화학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뀌게 한다. 환경정의 쪽은 이 광고가 “어린이에게 어릴 때부터 유해화학물질 및 제품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것을 세뇌시킨다”고 지적했다. 한국수력원자력 광고는 ‘온실가스없는 맑은 하늘/한국수력원자력이 지켜갑니다’라는 카피를 통해 원자력이 ‘친환경 대체에너지’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맥도날드 해피밀’은 매달 바뀌는 장남감을 미끼로 어린이 건강에 해로운 패스트푸드 소비를 부추겨 ‘나쁜 광고’에 뽑혔다. 여자친구가 윗옷을 벗고 자는 남자친구의 몸을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며 다른 동성친구에게 보여 화상전화를 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광고가 있다. 역시 보는 이들의 눈길을 확 끄는 광고다. ‘KTF 3.5 월드폰 뷰’ 휴대폰 광고다.

이런 광고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메세지를 줄까? 환경정의쪽은 “음란한 화상채팅이 연상되고 남녀관계에서 알 수없는 행동으로 어린이에게 과장되고 잘못된 사랑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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