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나폴리시 근처의 아냐노 호반에는 '개의 동굴'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이 호수는 주위가 약 3킬로미터이고 사화산의 화구에 물이 고여서 된 것이다. 동굴이 아주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지어졌고 명승지로도 이름 난 곳이다.
이 동굴은 밑바닥으로부터 가스가 피어 올라온다. 가스는 이곳 저곳에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끓어오르는 것은 아니고 하나의 연속한 흐름이 되어 동굴 밑바닥 전면을 덮는다. 보통의 증기와 전혀 다르며 연기처럼 공중에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피어오른 다음 곧 지면으로 내려와 약 30센티미터의 높이에서 멈추어 있다. 그러므로 동물의 머리가 이 높이보다 높게 치켜져 있는 한 그 속에 있어도 곤란할 것은 조금도 없다.
사람들을 온천에 안내한 남자는 이 동굴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이 남자는 개를 보고는 이것을 붙잡아 이상한 실험의 재료로 하려고 하였다. 그는 몸을 구부리고 무릎을 끌면서 동굴 속에 들어가더니 허리를 구부렸다. 다음에 네 발을 붙잡아 뉘어 놓고 얼마동안 그대로 있었다. 그러자 개는 짖으면서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이었다. 이윽고 눈을 부릅뜨고 혀를 늘어뜨리고 힘이 빠지면서 결국은 기절해 버렸다.
죽은 것처럼 되었을 때 남자는 개를 그 곳에서 20발 정도 떨어진 아냐노 호수 속에 집어던졌다. 개는 곧 의식을 회복하여 물에서 나오더니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쳐버렸다. 아마 실험동물이 되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동굴에서 끌어낸 반쯤 죽은 개가 살아난 것은 이 호수의 물의 효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 동굴 속에는 인간이라면 아무 변화도 없이 걸어서 돌아 다닐 수 있으나 개의 경우는 곧 발 밑의 땅바닥에 넘어져서 구경꾼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개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생물을 사용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어떤 사람은 살모사를 동굴 속에 넣어 보기도 했다.
살모사는 동굴 속에 첫 번째 넣었을 때는 9분간 견디고 두 번째는 10분을 견뎠다. 첫 실험 뒤에 살모사를 밖으로 끄집어냈을 때 살모사는 다량의 공기를 들이마셨으므로 평상시의 거의 2배의 크기로 부풀었다. 두 번째의 실험에서 1분간 더 오래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마 모아둔 공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당나귀로 실험을 한 경우도 있고, 사람을 이 동굴 속에 넣어 죽게 한 기록도 있다. 여러 실험의 결과, 동굴에 들어가면 개는 3분, 고양이는 4분, 토끼는 75초만에 죽는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은 이 죽음의 지면에 누우면 10분이상은 살 수 없다고 전해진다.
이 동굴에서 죽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와 관계가 있다. 그는 두 사람의 노예를 동굴 속에 넣어 죽게 했다고 전해진다. 노예를 그 속에 넣고 밑바닥에 사슬로 묶었더니 거의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것이다.
또, 훨씬 뒤에 나폴리 총독 똘레도의 돈 뻬드로가 동굴에 두 사형수를 가두어 넣었더니 모두 죽었다는 보고도 있다.
16세기에는 포로가 된 한 터키인이 나폴리 총독의 명에 따라 동굴의 밑바닥에 나뒹굴어졌다. 이것은 인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 있을 수 있는가를 조사하는 실험이었다. 사람들은 거의 머리를 연기 밑으로 들어가게 하여 오랫동안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가 밖으로 끌어낸 다음 근처의 호수에 몇 번이나 던져 넣었지만 결국은 죽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들이 이산화탄소(탄산가스)가 가득 섞여 있는 대기 속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실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동굴 속의 지면에 가까운 공기를 분석하였더니 약 70%의 이산화탄소와 6, 7%의 산소, 약 23%의 질소로 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보통의 공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는 1% 이하이다. 동물을 사용한 연구에 의하면 이산화탄소를 25% 포함한 공기 속에서는 죽지만, 10% 이하라면 장시간 호흡하지 않는 한 해를 입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는 공기보다 1.5배 정도 무거우므로 상승하지 않고 동굴 밑바닥에 고인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내부에서 화학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동안에 만들어져 화산을 통해서 지구 표면으로 내보내진다. '개의 동굴'근처는 화산 지역으로서 지하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져 암반의 깨어진 틈을 통해서 동굴로 세차게 뿜어져 나왔던 것이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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