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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존심 시계…제네바 SIHH에 선보인 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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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존심 시계…제네바 SIHH에 선보인 보물들

시계에 대한 남자들의 갈망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여성의 자존심을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이 높여준다면 남성 자존심은 손목 위 지름 30㎜ 시계가 좌우한다 할 정도다. 스위스 시계장인들이 만들어 태엽 힘으로만 움직이는 기계식 시계가 국내에도 본격 상륙을 시작하며 남성들 눈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최고급시계박람회 SIHH에서도 남성들 갈망을 반영한 듯 360도 회전하는 자이로 투르비옹(중력 오차를 줄여주는 부품) 등 1㎜ 부품들이 마술에 가까운 묘기를 선보였다.

SIHH는 20년 전 불과 4500㎡ 규모 전시장에 5개 브랜드로 시작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리치몬트그룹의 바쉐론 콘스탄틴, 예거 르쿨트르, 까르띠에 등과 독립 브랜드 오데마 피게, 파르미지아니 등 기존 참여 업체에 그레벨 포시, 리차드 밀 등 2개 브랜드가 추가돼 19개사가 참가했다. 이들 업체가 선보인 신제품은 말 그대로 장인정신을 그대로 살린 정통성에 예술과 기술을 덧입혀 이번 시계박람회 `살롱 앵테르나시오날 드 라 오트 오를로제리(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의 극치를 보여줬다. 파비엔 루포 SIHH 대변인은 "올해 전시회는 수세기를 거쳐 이어져온 시계 장인들과 그들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오데마피게는 특유의 옥타곤 페이스를 적용한 로열오크 라인의 신제품 `로열오크 오프쇼어 그랑프리 크로노그래프`를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디자인과 기계식 움직임에 대한 끊임없는 열망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한 시계와 모터레이싱의 절묘한 조합을 고스란히 담았다. 금장을 두른 다이얼은 자동차 계기판을, 크라운은 자동차 기어를 형상화했다. 다이얼 중앙에는 열정적인 레드 컬러를 사용했다.

하이 컴플리케이션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예거 르쿨트르는 자기장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항자기장 기능을 갖춘 시계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2`를 올해 신제품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1958년 선보인 `지오피직 크로노미터`와 2007년 출시된 세계 최초 윤활유 없이 작동하는 시계 `마스터 컴프레서 익스트림 랩` 혈통을 이어받았다. 새 무브먼트 칼리버 780을 장착해 60시간 파워리저브, 매뉴얼 스톱 세컨드, GMT 등 기능을 갖췄다.

20ㆍ30대 젊은 남성 사이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IWC는 올해 베스트셀러 포르투기즈 라인의 새로운 모델 `요트클럽`으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IWC가 이번 SIHH 기간에 한국 바이어한테만 받은 주문이 지난해 2배가 넘을 정도. 포르투기즈는 1930년대 해상 사업가들을 위해 선보였던 시계로 정교한 포켓워치 무브먼트를 처음으로 손목시계에 적용한 제품이다.

250년 역사를 지닌 바쉐론 콘스탄틴은 55년 전 선보인 울트라 신을 재현해 두께 4.1㎜에 불과한 `히스토릭 울트라 파인 1955`를 내놨다. 무브먼트 두께는 1.6㎜에 불과하다. 울트라 파인 1955가 라운드 페이스라면 함께 선보인 울트라 파인 1968은 1968년에 선보였던 사각 디자인 시계를 재해석해 슬림하게 재출시됐다.

피아제 역시 두께 2.35㎜ 무브먼트에 시계 케이스 두께가 5.25㎜에 불과한 울트라 신 시계 `알티플라노`를 내놨다. 다이얼 직경은 43㎜로 하얀색이나 검은색 바탕에 클래식함을 최대한 살렸다.

까르띠에는 올해 직접 개발ㆍ제조해낸 최초 무브먼트 1904 MC 칼리버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 무브먼트를 적용한 신제품 이름도 무브먼트 모델명을 붙일 때 사용하는 `칼리버`를 그대로 적용해 `칼리버 드 까르띠에`라고 붙였다. 이 모델 특징은 보석을 박은 기존 까르띠에 주얼리 시계에서 완전 탈피해 남성 고객만을 타깃으로 했다는 점. 또 다른 까르띠에 신제품 `르통드 드 까르띠에` 모델은 45㎜ 다이얼에 하늘을 나는 듯한 플라잉 투르비옹을 적용했다. 또 무브먼트 부품에서 쓸모없는 부분을 전부 깎아낸 후 겉에서도 내부가 들여다보이도록 만든 스켈레톤 시계다. 18K백금 소재로 만들어진 크라운에는 사파이어 크리스털 장식을 했다. 이 제품은 100피스만 한정 생산됐다.

반 클리프&아펠은 남녀 형상을 딴 시계 바늘 2개가 움직이면서 다이얼 한가운데서 만나도록 구현한 독특한 시계 `퐁 데 아모렉스(연인들의 다리)`를 내놨다. 시와 분이 각각 레트로그레이드로 움직이면서 자정이 되면 가을 달밤 아래 다리 위에서 연인들은 만나게 된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그레벨 포시는 레드골드 소재에 투르비옹이 2개 달린 `더블 투르비옹 테크닉`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 해리 윈스턴 2종, 출장 잦은 그에게…우아한 그녀에게

엘리자베스 테일러, 재클린 케네디 등 유명 인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해리 윈스턴이 지난해 `오션 듀얼 타임`과 `톡투미, 해리 윈스턴` 등 화려한 보석과 독특한 디자인의 남성ㆍ여성용 시계를 국내에 선보였다.

남성용 `오션 듀얼 타임`은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외국 방문이 잦은 이들에게 적합한 시계로 지난해 국내 입고된 후 남성 고객들이 꾸준하게 문의ㆍ구입하고 있다. 손목을 덮는 빅 다이얼 위에는 2시 방향과 9시 방향에 자국 로컬 시간과 외국여행지 시간을 보여주는 두 개 타임 존이 위치해 있다.

타원형 시계에 우아한 멋을 표현한 `톡투미(Talk to Me), 해리 윈스턴`은 지난해 스위스 바젤에서 다이아몬드의 맑고 경쾌한 느낌을 선호하는 여성들을 타깃으로 선보인 제품이다. 예술 조각품 같이 우아하고 세련된 케이스는 여성 손목에 부드럽게 감길 수 있도록 살짝 휘어진 형태로 만들어 착용감이 뛰어나다.

◆ 다미아니 쉬농 컬렉션, 다이아몬드와 기하학의 조화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는 마치 실타래가 엮인 듯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가 서로 얽혀 있는 기하학 모양의 우아한 쉬농 컬렉션을 지난해 가을 국내에 선보였다. 지난해 초 이탈리아에서 출시된 쉬농 컬렉션은 화이트 골드 레이스가 서로 교차하면서 생긴 입체적인 모양과 화사한 다이아몬드의 우아한 하모니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대표적인 제품은 쉬농 링(사진)이다.

다미아니 측은 "쉬농 컬렉션은 복잡해 보일 법한 기하학적인 모양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표현해 다미아니 특유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다미아니는 1924년 보석 세공 기술로 유명한 이탈리아 발렌자 포에서 출발한 주얼리 브랜드다. 창립자 엔리코 다미아니는 이탈리아 전통 수공예 보석세공법으로 클래식한 주얼리를 만들어냈고, 그의 아들이 전통을 이어갔다.

[제네바 = 안정숙 기자 / 정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