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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많이 아프면 키가 안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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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많이 아프면 키가 안커요

[조선일보 김연주기자]

최근 일본에서 열린 동양학회에서 발표한 임상실험 결과에 따르면, 코막힘 등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이 있는 아이들 1570명 가운데 19.2%인 302명이 또래 평균보다 15㎝이상 키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적이 중간 이하인 아이도 32.2%(506명)이나 된다. 단순해 보이는 코막힘 증상이 아이들의 성장발달과 지적 능력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코막힘, 코골이, 코피 같은 단순한 증상에서부터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까지 단계별 증상의 원인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털인형, 카펫 멀리 하세요

코가 자주 막혀서 입을 벌리고 자는 아이들이 있다. 매일 밤 침으로 베개가 흥건하게 젖기도 한다. 벌떡벌떡 깨기까지 한다.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은 비강호흡에 비해 뇌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답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들 수면부족은 그저 ‘답답함’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 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김효열 교수는 “성장호르몬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시간이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라며 “이 시간에 잠을 잘 못 자면 또래보다 성장도 늦고 기억력·집중력 등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이들 코가 잘 막히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한 코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 첫 번째. 기관지는 건조하면 각종 바이러스 감염이 잘된다. 아이들 방은 항상 가습기를 틀어줘 촉촉한 콧속을 만들어 주자. 외출 후엔 손발을 꼭 씻고 물을 많이 마시는 등 감기를 예방하는 습관은 필수적이다. 털이 북실북실한 곰인형이나 푹신한 카펫 등도 아이들 코에는 적이다.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는 먼지나 진드기가 모여있기 때문이다.

어른들 담배연기는 치명적

아이들 베개와 이불은 가능한 한 자주 온수로 빨아주는 것 이 좋다. 사람이 많은 모임이나 먼지가 많은 장소에 다녀온 날이라면 식염수로 콧속을 세척해주자. 코가 막혀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 담배 연기는 금물. 담배 속 300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이 민감한 아이들 코점막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콱 막힌 코를 오랫동안 그대로 두면 얼굴형까지 밉게 바뀌기도 한다. 콧대는 낮고 턱이 아래로 쳐져 얼굴이 긴 ‘
아데노이드 페이스’가 될 수도 있는 것. 또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발전될 수도 있으니 병원을 찾아 검사하는 것이 좋다.

코 자주 만지면 코피 나요

유난히 코피가 잦은 아이들이 있다. 낮에는 그래도 다행인데 자고 일어난 베개가 선홍색 피로 젖어 있으면 엄마들은 당황하기 마련. 아이들 코피의 열중 아홉은 코를 파거나 건드려서 나는 것이다. 콧속은 모세혈관이 많이 모여 있고 특히 봄·가을같이 건조한 계절엔 코가 잘 말라 조금만 건드려도 코피가 나기 쉽기 때문. 하지만 그렇다고 “코 파지 마라”고 타이르거나 계절 탓만 할 문제가 아니다. 코를 판다는 것은 코가 간지럽기 때문인데 콧속이 건조하면 그럴 가능성이 크다. 보통 가습이 되지 않은 아파트의 실내 습도는 20~30%. 건조하면 잘 생기는 코딱지가 답답해서 아이들 손은 코로 갈 수밖에 없다. 실내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고 코를 너무 세게 풀거나 자주 만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쑥을 달여 마시는 등 민간요법으로 일시적으로 코피를 멈출 수도 있다. 하지만 코피가 장기간 이어진다면 비염이거나 피의 응고 문제일 수 있으니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람 많은 곳에선 마스크를

코막힘·재채기·콧물 같은 감기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다. 비염은 환경적이라기보다 유전적인 질병이다.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을 때 자식들이 알레르기에 걸릴 가능성은 50%, 부모 양쪽 다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경우 자식은 75%까지 가능성이 올라간다.

유전적인 질병인 만큼 비염을 완전히 치료하기는 힘들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도울 수는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80%는 집먼지 진드기 때문. 베개와 이불은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씩 온수로 빨아주고 먼지와 집먼지진드기가 모이기 쉬운 카페트, 오래된 인형 등은 치우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쓰게 하거나 아예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치료는 양방에서는 먹는 약과 스프레이제 등 약물치료가, 한방에서는 한약제로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기본.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코 안의 공기통로를 넓혀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청담아이누리 소아·한의원 권선근 원장은 “어린이 환자 중 60~70%가 알레르기 비염을 호소한다”며 “비염을 방치하면 축농증이나 천식으로 악화될 수 있으니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주기자 carol@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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