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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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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야망'의 결말, 미자만 행복하지 못한 이유


 



SBS 특별기획 '사랑과 야망'(극본 김수현ㆍ연출 곽영범)이 오는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지난 2월4일 첫 방송된 이래 9개월여를 지나온 '가족 대하드라마'의 결말은 으례 김수현의 작품이 그래왔듯, 끝나는 듯 마는 듯 여운을 남긴다.

 

 


'가족'을 주제로 한 김수현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 1980년대 MBC에서 방영됐던 '사랑과 야망'은 특히 해방 이후 한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며 부모와 형제, 일과 사랑 등 폭넓게 소재를 할용하고 있는 작품이다. 2006년 SBS에서 리메이크한 '사랑과 야망'에는 김수현 작가가 원작 방영 당시 여러 사정으로 인해 충분히 담지 못했던 내용과 기획의도를 반영해 81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족의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암시하듯, 예기치 않은 임신으로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하고 두 번째 결혼에서 행복을 찾은 태수(이훈 분)는 아들 훈이 역시 자신과 같은 과정으로 이혼을 경험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계모라는 콤플렉스와 본처를 밀어냈다는 죄책감으로 평생을 숨죽여 살았던 은환 역시 눈물과 함께 한을 풀어내고, 뒤늦게 안정을 찾고 부모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며 살던 정자(추상미 분)는 도박과 폭력 끝에 말년이 비참해진 조씨(이원종 분)를 만나 뒤늦게 정을 붙이고 살게 된다.

 


덧없는 과거를 후회한 조씨는 치매에 걸린 정자의 모친을 정성껏 돌보고, 이를 보며 정자는 "우리 엄마 막판에 조서방 덕 볼 줄 누가 알았나. 그러니 인생 마지막까지 살아봐야 아는 거지"라며 탄식한다.

 


또한 태준은 결혼생활마저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만들어가려 했던 과거와 달리 조울증과 알콜중독으로 시들어가는 미자를 온전히 받아주며 말년을 보내고, 미자는 태준과 아들 상우에게 삶의 이유를 찾으며 술도 끊는다. 그러나 끝내 떨치지 못한 조울증은 마지막까지 미자를 행복하게 놓아주지 못한다.

 


드라마의 결말까지도 미자가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유는 드라마의 주제인 '가족'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랑과 야망'의 주요 인물들은 말년에 저마다 '가족'을 얻고 화해를 했지만, 미자에게는 가족이 없었다.

 


태준과 상우가 아무리 정성을 다해도, 어린시절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끝내 떨쳐버리고 싶어했던 알콜중독 아버지가 세상을 뜬 그날부터 미자는 가족을 잃고 그녀의 성장도 멈췄다. 여배우의 화려한 삶도 대기업 회장 사모님이라는 자리도 끝내 그녀의 빈자리는 채우지 못했던 것.

 


결국 '사랑과 야망'은 저마다 매듭을 짓고 풀며 한 세월을 정리해가는 가운데, 홀로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과 상실감으로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는 미자의 오열로 마무리 된다. 이렇듯 '사랑과 야망'은 가족이라는 주제로 그리고 '아버지의 상실'이라는 소재로 처음과 끝을 이으며 대하드라마의 막을 내린다.

 

 


'사랑과 야망', 81회의 줄거리 요약


빚에 쪼들리며 방아간을 운영하는 어머니(정애리 분)는 아버지(이도련 분)가 암으로 위중한 상태인 것도 모른채 매일 등 뒤로 독설을 날리며 하루하루를 지내고, 이런 어머니가 보기 싫은 태수(이훈 분)는 주먹질과 반항으로 젊은 한 때를 보낸다.

 


집안의 기둥으로 어머니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란 첫째 태준(조민기 분)은 항상 냉철한 우등생이지만, 양쪽 부모 몰래 사랑을 키워온 미자(한고은 분)와의 관계로 어머니의 속을 끓였다. 어릴 때부터 한 쪽 다리를 절었던 선희(이유리 분)는 제 스스로 기술을 배우겠다며 미용실을 찾아 다니며 어머니를 안스럽게 했다.

 


아버지의 자살은 어머니의 가슴에 씻지 못할 상처와 한을 남겨 항상 원망하는 듯한 태수의 눈빛을 부담으로 안고 살게 만들었고, 태수는 빚 독촉으로 아버지를 자살로 이르게 한 고동철(최준용 분)을 반 죽음에 이르게 때려준 뒤 도망을 다녔다. 그러다 철 모르고 자신을 따르던 정자(추상미 분)를 임신시킨 사실도 모른 채 우연히 머문 과수원집 청상과부 은환(이민영 분)과 인연이 닿아 결혼약속을 한다.

 


뒤늦게 돌아온 집에는 아들을 낳아 데려온 정자가 버티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은환을 단념하지만, 사랑없는 결혼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고 끝내 정자는 바람이 나서 가출을 하게 된다.

 


전쟁 통에 아들을 잃은 뒤 술로 나날을 보냈던 알콜중독의 아버지와 내일이 없는 지긋지긋한 삶을 살던 미자는 빚독촉을 늦추려 고동철을 만났다 봉변을 당한 뒤 태준에게 이별을 통고하고, 서울에서 우연히 만난 디자이너 혜주(이승연 분)의 도움으로 김감독(선우재덕 분)을 만나 배우로 데뷔한다. 아버지와 절연하고 김감독과 결혼을 했지만 이내 사별하고 다시 태준을 만나게 된다.


고시에 합격했지만 판검사의 길을 포기하고 대기업에 입사한 태준은 뒤늦게 미자를 만나 결혼을 결심하고, 공사판 함바집에 이어 설렁탕집으로 가세를 일으켜온 어머니는 정신을 놓아버릴 만큼 놀라며 극구 반대하지만 끝내 태준과 미자는 결혼하고 만다.


몇 차례 사업에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던 태수는 벽돌장사와 건설로 돈을 모으기 시작하고 뒤늦게 만난 은환과 재혼한 뒤 가정에서도 안정을 찾는다. 그러나 가출했던 정자가 돌아와 두 아이에게 혼란을 주더니 결국 도박과 폭력을 일삼는 조씨(이원종 분)를 만나 고생 끝에 헤어지며 비로소 철이 든다.


평범한 아내의 역할에 만족하지 못하는 미자는 태준과 늘상 부딪히다 결국 이혼하지만 뒤늦게 임신사실을 알고 홀로 아들 상우를 낳아 키운다. 아들의 존재를 알고 찾아온 태준을 거부했던 미자는 뒤늦게 새 여인(윤해영 분)이 나타나자 혼란스러워 하고, 태준은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결국 미자와 재결합한다.


태준의 친구이자 의사인 홍조(전노민 분)의 도움으로 다리를 고친 막내딸 선희는 홍조와 결혼한 뒤 얼음장같던 시어머니(박준금 분)의 인정을 받으며 일과 가정 모두 안정을 찾고, 태준과 은환도 아들 하나를 더 낳고 사업도 성공을 달린다.


평생을 홀로 지내며 어머니를 도왔던 파주댁(이경실 분)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태수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피 안섞인 식구들과 한 가정을 이루고, 알콜중독과 조울증으로 고생하는 미자의 곁에서 태준과 상우도 그럭저럭 생활해간다.


그렇게 평온하던 어느날 어머니는 먼저 세상을 뜬 아버지의 산소를 다녀온 뒤 조용히 세상을 뜨고, 태수와 태준 선희를 통해 반복되는 가족의 대소사가 그려지며 '사랑과 야망'은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