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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을 입는다…힘 증폭시키는 근력강화옷 아시나요"
[동아일보]
2010년 경기 안양시의 한 화재 현장.
소방관 김헐크(가명) 씨는 출구를 가로막은 100kg짜리 철근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어 던져 버린다. 컴퓨터 화면에는 8m 앞에서 연기에 질식된 성인 남자 2명이 보인다.
김 씨는 이들을 한 팔에 한 명씩 안고 밖으로 향한다. 화재 현장을 빨리 벗어나야 사람들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씨가 발로 벽을 걷어차자 큰 구멍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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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상은 헛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괴력을 발휘하게 해 주는 ‘근력강화옷’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를 이용해 근육의 힘을 증폭하는 원리다. 군사용뿐 아니라 인명 구조나 작업용, 장애인들의 재활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근력강화옷을 소개한다.
○ 근력강화옷은 로봇
기자는 19kg 무게의 재난구조용 근력강화옷을 입어 봤다. 강철 뼈대와 전동 모터, 컴퓨터 제어장치로 이뤄진 이 옷은 움직임이 불편할 정도로 무거웠다.
근력강화옷은 엄밀히 따지면 로봇으로 구분된다. 제작사인 NT리서치의 김경호 사장은 “인간의 동작을 보조하는 사이보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 옷을 입고 10kg짜리 아령을 들어 봤다. 옷에 붙은 스위치를 껐을 때는 10kg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졌으나 스위치를 켜자 훨씬 가벼워졌다.
강화옷에 장치된 전동식 모터가 금속 골격을 팔과 함께 움직여 주기 때문에 실제 무게의 절반만 느끼는 것이다. 근육이 움직이면서 단단해지면 이를 센서가 감지해 모터에 신호를 보낸다.
근력강화옷 개발은 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3월 시작됐다. 시스템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는 고려대, 로봇 장치는 NT리서치. 소방관 헬멧의 3차원 디스플레이는 비스텍3D가 각각 맡았다. 아직까지는 상체 부분만 만들었지만 2008년에는 하체 부분까지 모두 완성된다.
○ 조만간 상용화되는 근력강화옷
산카이 요시유키(山海嘉之) 일본 쓰쿠바(筑波)대 교수는 ‘HAL 로봇 슈트’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인체가 움직일 때 나오는 약한 전기 신호를 센서로 파악해 노인과 장애인의 거동을 도울 수 있다. 이 옷은 조만간 일본의 병원에 보급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강화옷 기술을 군사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호마윤 카제루니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2000년부터 휘발유 엔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블릭스(BLEEX)’라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군인들이 많은 무기를 들고도 힘들이지 않고 빨리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것.
보통 사람이 ‘600만 불(달러)의 사나이’로 변신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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