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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가면서★

다양한 이색 보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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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이 입원하면 데이트 지연 보험금”


마라톤·다이어트·조기유학 보험 등 틈새시장 노린 이색보험 많이 나와

경북 예천군 보문면에 사는 신각균(51)씨는 7월 9일과 10일 이틀간 한국을 강타한 태풍 ‘에위니아’ 때문에 집이 다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신씨는 보험을 들어둔 덕분에 7월 13일 1500만원 가량의 보험금을 받았다. 신씨는 태풍이 오기 나흘 전인 7월 5일 보험설계사의 권유로 풍수해보험에 가입했다. 이 보험은 태풍·호우 등 자연재해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상해주며, 1년에 9800원을 본인이 부담하면 재난 발생시 1500만원까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동부화재가 5월 16일부터 전국 9개 시·군 지역에서 시범 판매 중이다.
 

풍수해보험처럼 특수한 분야를 대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이색(異色) 보험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이색 보험은 일반 보험상품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보험사의 욕구와, 일반 상품으로는 보상이 안 되는 틈새 수요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최근 종류가 증가하고 있다. 이색 보험 중에는 일반 보험화한 것도 적지 않다. 틈새 분야인 줄 알고 개발했는데 알고 봤더니 잠재 수요가 컸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대리운전자를 불러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난 차주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리운전보험이 좋은 예다.

 

▲ 그림·안영태

이색 보험 중에는 기발한 것이 적지 않다. ‘신(新)사상의학 건강보험’이 대표적인 예. 신한생명이 지난해 4월부터 시판 중인 이 상품은 한국인에게 친숙한 이제마의 사상(四象)의학을 건강보험에 접목시킨 것이다. 가입자는 체질에 따라 4종(태양, 태음, 소양, 소음)의 가입 플랜을 선택할 수 있고, 보험사는 체질별로 발생하기 쉬운 3대 질병을 특화해 보장한다. 한국인의 50% 가량인 태음인의 경우 심장질환, 고혈압, 천식 등으로 인한 수술 및 입원 치료시 더 높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보상해주는 보험도 나와 있다. 제일화재의 온라인자동차보험 아이퍼스트는 5월 10일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교통사고를 집중 보장하는 자동차보험 상품 4종을 시판 중이다. 이 가운데 ‘스쿨존(Schoolzone) 특약’은 보험 가입자의 만 12세 이하 자녀가 학교 부근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 걸어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보험료 290원 추가로 최고 5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성장판 안심특약’은 만12세 이하 자녀가 자동차 사고로 성장판 관련 부위에 골절 손상을 입은 경우 보험료 1000원 추가로 최고 300만원까지 치료비용을 지급한다. 7월 15일 현재 스쿨존 특약이 1700여건, 성장판 특약이 1800여건 팔리는 등 반응이 뜨겁다.

 

어린이를 둔 가정이라면 한번쯤은 아이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다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동부화재의 ‘인라인 스케이트 상해보험’은 사망·후유 장애시 최고 5000만원, 치료비 300만원을 지급한다. 가입 연령 제한이 없고 가입 기간도 2일에서 6개월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신동아화재의 ‘카네이션 효보험’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콘도 여행을 보내드리고 돌아가시면 장례 서비스를 해주는 틈새 상품이다. 가입자 사망시 장례지도사가 출동해 장례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피보험자가 일반상해나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최고 2000만원의 장례비용과 10년간 해마다 10만원씩 추모비용을 지급한다. 보험 가입 후 2년이 경과한 피보험자 중 만60세~80세 고객은 생일 한 달 전에 한화콘도 11곳 중 한 곳의 2박3일 이용권을 받아 회원에 준하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만한 보험도 있다. 현대해상이 KTF에 신규 가입하거나 기기변경을 하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이동전화기 보상보험’이 그것. 이 보험은 휴대전화의 분실, 도난, 파손, 침수 등으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한다. 월 4000원의 보험료를 지불하면 최대 33만7500원을 보상 받는다. 첫 달 보험료는 무료다. 매월 6만여명의 고객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 마라톤 애호가를 위한 신한생명의 해피라이프 런하이 보험.
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마라톤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마라톤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라톤 보험도 나왔다. 신한생명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판 중인 ‘신한 해피라이프 런하이보험’은 마라톤 사망사고의 주원인인 급성 심근경색과 뇌출혈 사망시 5000만원을 지급하고 그 외 사망에 대해서도 2000만원을 보장한다. 중도 급부형에 가입할 경우 가입 후 2년부터 해마다 80만원을 받아 해외 마라톤 경비나 훈련장비 구입 등에 쓸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마라톤보험인 ‘런닝메이트 보험’은 마라톤 관련 위험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심장질환(급성심근경색, 허혈성 심장질환, 심장마비 등)으로 사망하면 최고 5000만원, 마라톤을 포함해 건강관리 활동 중 사망·후유장애시 최고 1억원을 보상한다. 보험료는 연간 1만~5만원 선.

골프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골프보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동아화재는 2004년 3월부터 ‘골프투어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보험은 골프활동 중 신체상해와 의료비, 골프용품의 화재·도난, 배상책임 손해 등 각종 위험을 보장하고, 보험 기간 중 해마다 골프투어 자금과 만기에 골프용품 교체비용을 지급한다. 사망시 최고 5억원까지 보상하며, 홀인원 축하금으로 300만원까지 지급한다.

 

자동차보험과 골프보험을 합친 상품도 나왔다. 그린화재 ‘골프자동차 보험’은 자동차보험 외에 골프보험에서 보장해주는 상해손해, 골프용품 손해, 배상책임 손해 등 3가지를 기본으로 보장한다. 그린화재 관계자는 “골프인구 250만여명 중 80% 이상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동차보험과 골프보험을 따로 가입하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 되도록 상품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지난해 4월부터 올 3월까지 1만5383건이 계약됐고 보험료는 82억원에 달했다.

 

애인과 데이트 중에 발생하는 사고를 보상하는 보험도 있다. 메리츠화재의 ‘커플보험’은 3만원대의 보험료를 내면 여행, 극장 관람 등 특정 여가활동 중 다쳤을 때 1000만원, 여성의 경우 자동차사고 성형치료비 100만원 등을 지급한다. 애인이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해 만나기 어려울 경우 데이트 지연 위로금으로 매주 3만원을 받는다. 이 보험은 온라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미용실에서 손님이 다치거나 재물을 손해봤을 때 보상해주는 보험도 있다. 삼성화재의 ‘뷰티숍 배상책임보험’은 최고 1억원까지 보상한다. 보험료는 20평 규모의 미용실이 1000만원 보상 한도 조건으로 가입하면 연간 보험료는 약 11만원이다.

 

이 밖에 군생활 중 발생하는 상해사고를 보상하는 군인보험(메리츠화재), 다이어트로 인한 사망·부상 등을 보상하는 다이어트보험(메리츠화재), 만 15세 미만의 어린이가 해외유학 및 해외연수를 하면서 발생하는 사고나 질병을 보상하는 해외조기유학보험(동부화재) 등 다양한 이색 보험상품이 나와 있다. 대한손해보험협회 고현석 상품계리팀장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보험상품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철 주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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