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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삶이라면 민들레의 기도같이 / 인애란
햇볕 한 줄기, 흙 한 줌만으로
행복할 수 있는 민들레의 기도같이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게 하시고
내 안에서 축복의 노래를 기억하게 하소서.
여린 꽃 숨 열어 달게 내민 첫 꽃망울같이
세상의 낮은 손길과 함께 춤추게 하시고
내가 노란 등불로 피어난다 하여
누군가 나로 인해 외롭지 않게 하소서.
꿀을 모으는 나비를 길모퉁이마다 불러
이웃과 더불어 배부르게 하시고
내 안에서 그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사랑의 말들이 늘어가게 하소서.
때가 이르면 연두 빛 바람 불어와
이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훨훨
자유의 은빛 날개를 달게 하시고
삶의 무게에 짓눌려 머뭇거리지 않게 하소서.
빈 들판을 가득 채운 보드라운 솜털같이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아름답게 살게 하시고
내가 정말 알아야할 삶의 가치를 뜨겁게 배우게 하소서.
이 세상에 뿌린 씨 톨 만한 믿음이
천국으로 향할 것임을 거듭거듭 깨닫게 하시고
그리하여 내 영혼을 돌아보는 일이
나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얹는 일이 되게 하시고
지금 살아 숨쉬는 동안
육체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게 하소서.
인애란 에세이집 <그대 홀로 있기 두렵거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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