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운데가 좋은 자리라고?
아직까지 좌석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국내 개봉관은 거의 없다. 그래도 관객이 별로 없는 날이면 시작 할쯤 원하는 자리에 가서 볼 수 있다. 또 용기를 내서 원하는 자리를 매표소에 말하면 웬만하면 그렇게 해 준다. 그러니까 본인이 마음만 먹는다면 '좋은 자리'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좋은 자리'가 어디인가? 이런 고민은 영화팬이라면 늘 갖게 마련이다. 같은 극장이더라도 자막을 따로 볼 필요 없는 연극, 뮤지컬의 경우는 그나마 낫다.
너무 앞좌석도, 너무 뒷좌석도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대강 중간쯤이면 좋다. 문제는 '좌우'이다. 중앙이 좋지 않겠냐고? 지금까지 좋은 자리라면서 무심코 정중앙 열을 선택했다면, 얼마나 더 좋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극장에서 좋은 자리는 개인마다 다르며 몇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자, 이제 나만의 좋은 자리를 한번 찾아보자.
2. 주시를 고려해야 한다.
'주시·主視·Eye Dominance'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주로 사용하는 눈'이다. 주로 오른쪽 눈을 이용해 사물을 보고 인식한다면, 주시는 오른쪽 눈이다. 그래서 오른쪽 눈이 주시인 축구선수에게 상대방이 오른쪽으로 페인트를 쓴다면 잘 속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97%가 주시를 가지고 있으며, 유아기에 형성되어 특별한 일이 없다면 평생동안 변하지 않는다. 또한 주시력이 반대쪽 시력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주시가 아닌 반대쪽 눈으로 물체를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보려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거나 불편하며 목표물을 정확하게 보기도 어렵고 안정성이 떨어진다.
3. 목 근육을 고려해야 한다.
목 근육의 피로현상도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그래서 자신의 목 근육도 어느 쪽이 더 발달되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한번 머리를 좌우로 돌려보자. 머리가 잘 돌아가는 방향이 있고 그렇지 않은 방향이 있다. 대개 주시쪽의 목 근육이 더 발달했기 때문에 주시쪽으로 머리를 돌릴 때가 더 편할 것이다.
정확히 하자면 목 근육의 피로현상은 주시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자율신경은 시신경이 피로하지 않도록 오른쪽과 왼쪽을 교대로 조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시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한쪽을 더 편하게 보는 습관을 들이기 때문에 주시쪽 목근육이 더 발달된다. 그래서 주시가 아닌 반대쪽 눈으로 물체를 계속 보려고 하면 고개가 쉽게 뻐근해진다.
4. 자막의 위치도 고려해야 한다.
'자막'도 고려해야 한다. 극장 자막은 스크린 오른쪽에 배치된다. 자막의 위치는 시선의 순서를 결정한다. 우리는 자막과 영상을 동시에 보지 않고, '영상→자막' 혹은 '자막→영상' 순서로 보게 된다.
그러니까 주시가 오른쪽이라면 '영상→자막'의 순서로, 왼쪽이라면 '자막→영상'의 순서로 보는 습관을 길러야 영화를 집중해서 볼 수 있다.
5. 극장에서 좋은 자리는?
종합하면 극장에서 좋은 자리는 정중앙 열이 아니다. 좋은 자리는 자신의 주시, 목근육, 자막의 위치를 고려해야 한다.
주시가 오른쪽인 사람의 '좋은 자리'는 '스크린 왼쪽' 자리이다. 그래야 시야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번에 쓸어서 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쉽게 전체를 볼 수 있다.
만약 주시가 오른쪽인 사람이 '스크린의 오른쪽'에 앉는다면, 그것은 마치 왼쪽 눈으로 보려는 것과 같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눈이 피로해지며 화면의 왼쪽 부분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게다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 익숙한데, 오른쪽에 앉으면 스크린을 향해 왼쪽으로 머리를 돌려야하기 때문에 고개도 쉽게 아프다.
또한 '스크린의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시선의 동선이 가장 크기 때문에 주시와 무관하게 집중력은 떨어진다.
그렇다고 완전히 왼쪽도 아니다. 너무 한쪽으로 머리가 돌아간 상태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개가 아픈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